엊그제 한라산에 눈소식.
윗세까지 갔다와야지 하고 나선 길, 어리목 가는 길목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눈이 많이 왔나보다. 어쩌나 아이젠도 놓고 왔는데....
돌아서 도립미술관에 차를세우고 버스를 탔다.
이왕 나선 길 1100고지 습지라도 걸어야지.
생각보다 눈이 많이 쌓이진 않았다.
가볍게 습지를 한 바퀴 돌고 나와 추위를 피할 겸 휴게소에 들어갔다가
미리 체크하지 않고 어림잡아 시간 계산을 한 잘못으로 바로 눈앞에서 버스를 놓쳤다.
어쩌나..... 한 시간 간격인 버스인데 여기서 기다리는 건 시간 낭비.
어리목 정류장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평소 차로 다닐 때에 걷고 싶어도 못걷던 길.
이 길을 혼자 걷는 이는 드물 것이다.^^
예전 보다 차량 통행이 많아져 신경 쓰이긴 하지만 갓길로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다.
저 멀리 어승생악이 보인다.
어리목이 가까워졌나 보다.
어승생악을 이런 각도에서 보다니.. 휠씬 멋져 보인다.
걸어서 보는 이 풍경을 혼자 보다니 참 아깝다는 생각^^
걷다 보니 나무 위에 눈들은 그새 녹아버렸다.
어리목 근처 다리 위에 세워진 돌하르방만 눈털모자랑 어울리지 않게 엄숙하다.^^
어리목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1시간 정도 부지런히 걸은 덕분에 노곤하지만 걸은 길의 아름다움에 맘은 흡족하다.
어긋남이 때로는 우리에게 선물일 때가 있다.
너무 계획적이지 말자.
계획에 어긋났다고 맘 상할 필요는 더구나 없다.
어긋난 그 상황에서 최선을 생각하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