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물결은 이미 지고 있을터이다.
그래도 이 가을 따라비를 보지 않고 보내면 서운하지.
가시리까지 가깝지 않은 길(1시간 정도)이지만 그 만큼의 보상은 있을 것이다.
따라비 오름은 성읍리 쪽에서도 오를 수 있고 따라비 전경을 멋지게 볼 수 있지만
길이 좋지 않아 가시리쪽에서 오름 바로 아래까지 차로 가는 길을 택한다.
이미 주차장은 만원이다.
오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
등산복을 벗고 원피스 차림으로 걸어도 좋을 만큼 계단만 오르고 나면 오름길은 예쁘게 잘 닦여져 있다.
따라비의 아름다움은 여러 개의 분화구가 만들어내는 신비스런 능선과 그 능선 자락에 자라는 억새물결,
그리고 제주오름 거의 모든 곳에서 가능하지만 사방으로 보이는 제주 중산간의 전경에 있다.
오름에서 보이는 주변 전경
오름에서 만난 들꽃들, 미역취, 물매화, 자주쓴풀, 당잔대.쑥부쟁이,꽃향유 ..
예전만큼 야생화들이 튼실하게 자라지 않는 이유는 뭘까..
오름 탐방로에 깔린 매트 사이로 올라온 잡초들
사람들이 노상 밟고 지나가고 있을 텐데도 기죽지 않고 이렇게 자라고 있다.
기특한 것들, 그래서 잡초같은 생명력이란 말도 있겠지^^
내려오는 길에 오름 자락에서 목초를 베어 트럭에 싣고 가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만났다.
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번거롭거나 방해가 되지 않나 염려된다.
그 분들에게는 중요한 삶의 터전일텐데...
오래 기다렸던 오름 산행, 날씨가 맑아서 좋았고 친구와 같이 해서 행복했다.
따라비야 오래 거기 변치말고 있어주렴.
다음 번에 저녁 무렵가서 따라비의 일몰을 봐야겠다.^^